얼굴을 잃어버린 아이
[얼굴을 잃어버린 아이]는 1970년대부터 2000년 사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편소설입니다. 친족, 성추행, 유아, 망각, 고시원, 아르바이트, 범죄, 따돌림, 성장과 같은 건드리기 민감한 주제들을 담고 있습니다. 시대는 흘러갔어도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최대한 실제에 근거하여 담담히 글로 옮겨 보았습니다.
[본문 중]
정신을 차린 큰고모의 손길이 바빠졌다. 아이가 눈을 고정시킨 면경에는 고모의 앙다문 입술과 하얀 뺨, 그리고 극구 절 외면하는 눈길이 담겨 있었다. 고모의 진의는 몰라도, 아이는 시골에 와 처음으로 사람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 어리둥절하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서글펐다. 서울의 가족이 생각나서였다.
‘내가 없어 기쁜 모양이지?’ 아이는 단 한 번도..